삼성전자는 왜 '로봇'에 진심일까? 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주주 등극부터 휴머노이드 전략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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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왜 '로봇'에 진심일까? 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주주 등극부터 휴머노이드 전략까지

by 세상을 살아가는 나비 2026.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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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왜 '로봇'에 진심일까? 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주주 등극부터 휴머노이드 전략까지
삼성전자는 왜 '로봇'에 진심일까? 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주주 등극부터 휴머노이드 전략까지

 

요즘 삼성전자를 이야기할 때 반도체, 갤럭시만큼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로봇'입니다. 단순히 청소기나 서비스 로봇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처럼 두 발로 걷고 손으로 물건을 다루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까지 겨냥한 큰 그림이죠. 그 중심에는 한때 '삼성이 인수할까?'라는 소문만 무성했던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있습니다. 오늘은 삼성전자가 왜 로봇에 이렇게 공을 들이는지, 그동안 어떤 행보를 걸어왔는지 정리해 봤습니다.

'미래 먹거리'로 낙점된 로봇

삼성의 로봇 사랑은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닙니다. 이재용 회장은 2021년 8월, 로봇을 포함한 미래 신사업 분야에 향후 3년간 24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240조 원이 '로봇 전용' 예산이 아니라 반도체·바이오 등을 아우르는 신성장 동력 전체를 향한 것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로봇이 그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심장했죠.

이후 삼성전자는 2021년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꾸렸고, 이듬해에는 이를 로봇사업팀이라는 정규 조직으로 격상시켰습니다. 임시 조직을 상설 조직으로 바꿨다는 건, 로봇을 '한번 해볼까' 하는 실험이 아니라 진짜 사업으로 밀고 가겠다는 신호였습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투자에서 최대주주까지

삼성이 파트너로 점찍은 회사가 레인보우로보틱스입니다. 이 회사는 국내 최초의 2족 보행 휴머노이드 '휴보(HUBO)'를 개발한 KAIST 휴보랩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로봇 전문기업입니다.

삼성과의 인연을 시간 순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 2023년 1월 :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590억 원으로 지분 약 10%를 확보합니다. 삼성전자가 로봇 기업 지분에 투자한 첫 사례였습니다.
  • 2023년 3월 : 창업 멤버인 오준호 KAIST 명예교수 등 기존 주주들과 계약을 맺고 지분을 14.7%까지 늘리는 동시에, 나중에 주식을 더 살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까지 확보합니다.
  • 2024년 말 : 삼성전자가 이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발표합니다. 이로써 지분율은 35%로 뛰어올라 2대 주주에서 최대주주가 되었고,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의 연결 자회사로 편입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삼성전자는 2029년 3월까지 2차 콜옵션을 행사하면 지분을 최대 59%까지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누적 투자액은 약 3,5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는데, 로봇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보유 지분의 시장가치는 투자금 대비 몇 배로 불어났습니다. '소문만 무성하던 인수설'이 실제 지배구조로 완성된 셈이죠.

레인보우로보틱스, 어떤 회사이길래

삼성이 이 회사에 이렇게까지 공을 들인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011년 KAIST 휴보랩에서 출발해, 세계적인 로봇 경진대회인 DARPA 로보틱스 챌린지에서 우승하며 기술력을 입증한 이력이 있습니다. 지금은 협동로봇을 주력으로 하면서도 2족·4족 보행로봇, 자율주행로봇(AMR), 양팔로봇, 초정밀 지향 마운트까지 폭넓은 라인업을 갖춘 종합 로봇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가장 큰 강점은 핵심 부품 내재화입니다. 로봇의 관절에 해당하는 구동기, 감속기, 제어기 등을 직접 개발해 원가를 낮췄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에 중국산에 가까운 가격'을 내세우는 이른바 WKC 전략을 펴고 있습니다. 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북미와 유럽 시장에 유통망을 구축해 협동로봇 수출에 주력하겠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여기에 최근 의미 있는 변화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대전을 기반으로 연구개발과 생산을 이어오던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세종특별자치시 집현동에 신사옥을 준공하고 본사를 옮긴 것입니다. 연면적 약 1만 4,800㎡, 지상 7층 규모의 이 신사옥은 연구개발과 생산 기능을 하나로 묶은 통합 거점으로, 회사는 이를 '제2의 창업'이라 부르며 글로벌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직으로 드러난 진심, 미래로봇추진단

최대주주 등극과 함께 삼성전자가 신설한 조직이 미래로봇추진단입니다. 대표이사 직속으로 배치된 이 조직은 휴머노이드를 포함한 삼성의 미래 로봇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핵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합니다. 단장은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 멤버였던 오준호 명예교수가 삼성전자 고문을 겸해 맡았습니다.

미래로봇추진단은 크게 하드웨어(HW)그룹과 AI그룹으로 나뉩니다. HW그룹은 기구·전장·액추에이터 등 휴머노이드의 몸체를 만들고, AI그룹은 보행과 조작을 담당하는 지능을 개발합니다. 특히 2026년 들어서는 로봇 '손'만 전담하는 **핸드랩(Hand Lab)**까지 신설했습니다. 물건을 정교하게 집고 쥐고 조작하는 손 기술이야말로 휴머노이드 상용화의 가장 큰 난제로 꼽히는데, 이걸 직접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조직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제조 현장에서 시작해 일상으로

삼성전자의 로봇 상용화 전략은 '한 방'보다 '단계별'에 가깝습니다. 우선 제조용 휴머노이드를 자사 생산라인에 투입해 실전 데이터를 쌓고, 이를 바탕으로 어떤 작업이든 해내는 고지능 다목적 휴머노이드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입니다. 시장도 처음에는 기업 간 거래(B2B)로 검증한 뒤 점차 소비자용(B2C)으로 넓혀 가겠다는 그림이죠.

실제로 삼성전자는 2026년 글로벌 기술 콘퍼런스 무대에서 자율주행로봇(AMR)과 휴머노이드가 투입된 미래 반도체 공장의 모습을 영상으로 선보이며 이 청사진을 구체화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이 2026년 중반에 발표한 대규모 투자 계획에도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 라인 구축이 포함되면서, 로봇이 단순한 연구 과제가 아니라 실제 생산과 매출로 이어질 사업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 전략이 힘을 받는 이유는 삼성이 그룹 차원의 자산을 두루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의 AI·소프트웨어·반도체 역량에 더해, 삼성SDI의 배터리, 삼성전기·삼성디스플레이의 부품 기술까지 결합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스마트폰·가전·TV처럼 일상에 밀착한 기기에 AI를 접목해 온 경험까지 더하면, 특정 공정에만 쓰이는 로봇을 넘어 다양한 환경에서 작동하는 '범용 로봇'을 만드는 데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최근에는 대표이사 직속으로 그룹 전체의 로보틱스 사업을 아우르는 전담 조직을 새로 띄우며,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작업에도 나섰습니다.

그래도 남는 과제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닙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 편입 효과로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가는 로봇 관련 뉴스에 따라 크게 출렁이는데, 성장 기대감이 실적보다 앞서 있다는 냉정한 지적도 나옵니다. 휴머노이드가 실제 산업 현장과 가정에 자리 잡기까지는 기술적으로도, 비용 면에서도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가 자금력, 기술력, 조직까지 삼박자를 갖춰 로봇 사업에 뛰어든 만큼, 국내 로봇 산업 전체에 미칠 파급력은 작지 않아 보입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에 이어 삼성의 다음 성장 축이 로봇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를 계속 지켜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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